많은 계약직 근로자들이 '2년만 버티면 정규직이 되겠지'라는 희망을 품고 일합니다.
하지만 퇴사를 앞두고 '정규직 전환 대상이 아니다'라는 통보를 받는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. 대체 왜 이런 일이 생길까요?
오늘은 실제 A 씨의 사례를 통해 기간제법의 함정과 반드시 알아야 할 핵심 조건을 파헤쳐 보겠습니다.
Q. A씨의 사례: 2년 꽉 채웠는데, 정규직 전환 안 되나요?
A 씨의 근로 계약 상황
- 회사: 300인 이상 중소기업
- 최초 입사일: 2023년 10월 24일
- 계약 형태: 총 6번에 걸쳐 단기 계약 갱신
- 최종 계약 만료일: 2025년 10월 23일
"총 근무 기간이 정확히 2년입니다. 주변에서는 2년 일하면 정규직(무기계약직)으로 전환된다고 들었는데, 회사에서는 계약 만료라고 합니다. 제 경우는 예외인가요?"
A. 안타깝지만, A 씨는 정규직 전환이 어렵습니다: '2년 초과'의 함정
결론부터 말씀드리면, 위 A 씨의 사례는 안타깝게도 정규직(무기계약직) 전환 대상이 되기 어렵습니다.
많은 분들이 오해하는 가장 결정적인 포인트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.
기간제법(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)에서 말하는 정규직 전환의 핵심 조건은 '2년 근무'가 아니라 '2년을 초과하여' 근무하는 것입니다.
법 조문은 아주 냉정하고 명확합니다. '이상'이나 '까지'가 아닌 '초과'라는 단어 하나가 모든 것을 결정합니다.
A 씨의 근무 기간을 직접 계산해 볼까요?
- 근무 시작일: 2023년 10월 24일
- 근무 종료일: 2025년 10월 23일
위 기간은 하루도 빠짐없이 계산했을 때 '정확히 2년(731일)'입니다. '2년'을 넘지 않았기 때문에, 법에서 정한 무기계약직 전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것입니다. A 씨의 회사는 법이 허용하는 최대 기간인 2년까지 계약직으로 고용하고 계약을 종료하는,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는 조치를 취한 셈입니다.
만약 회사가 2025년 10월 23일에 계약을 종료하지 않고, A 씨를 단 하루라도 더(예: 2025년 10월 24일) 근무시켰다면 그 순간 A 씨는 '2년을 초과'한 근로자가 되어 무기계약직으로 간주됩니다. 많은 기업들이 이 날짜를 칼같이 지키는 이유입니다.
"2년 넘게 일해도 안 되는 경우도 있다고요?" : 정규직 전환 예외 사유
더 복잡한 문제가 있습니다. 설령 2년을 초과하여 근무하더라도, 아래와 같은 예외 사유에 해당하면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.
기간제법 제4조 1항의 예외 조항
- 사업의 완료 또는 특정한 업무의 완성에 필요한 기간을 정한 경우 (예: 'OO아파트 건설 프로젝트' 기간 동안만 근무)
- 휴직·파견 등으로 결원이 발생하여 해당 근로자가 복귀할 때까지 그 업무를 대신할 필요가 있는 경우 (예: 출산휴가, 육아휴직 대체 인력)
- 만 55세 이상 고령자와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경우
- 전문적 지식·기술의 활용이 필요한 경우 (변호사, 회계사, 의사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전문직)
- 그 밖에 이에 준하는 합리적인 사유가 있는 경우
따라서 본인의 계약서에 위와 같은 예외 조항에 해당하는 문구가 명시되어 있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.
결론: '희망'이 아닌 '팩트'를 확인하세요
계약직 근로자에게 '정규직 전환'은 가장 큰 희망일 것입니다. 하지만 막연한 기대로 2년을 기다리기보다는, 법이 정한 명확한 기준을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.
오늘의 핵심을 다시 한번 정리합니다.
- 정규직(무기계약직) 전환의 법적 기준은 '2년'이 아니라 '2년 초과'이다.
- 총 근무 기간이 정확히 2년(또는 그 미만)에서 종료되면 전환 의무가 발생하지 않는다.
- 2년을 초과하더라도, 법에서 정한 예외 사유에 해당하면 전환되지 않을 수 있다.
본인의 근로계약서상 최종 계약 만료일을 다시 한번 확인해 보시고, 만약 애매한 부분이 있다면 혼자 끙끙 앓기보다는 전문가나 고용노동부의 상담을 받아보시길 권합니다. 아는 것이 힘입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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